▲ 자료사진 어고은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지상파 3사 방송작가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보도·뉴스 분야에 대해서는 ‘근로자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 시사·교양 분야는 ‘근로자성이 낮다’고 본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계는 시사·교양과 보도·뉴스 프로그램 방송작가의 업무형태나 종속성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10일 <매일노동뉴스>가 서울서부지청이 지난해 12월28일 작성한 ‘MBC 방송작가 근로감독결과 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해 보니 근로자성 판단 근거에서 보도·뉴스 분야 작가는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봤지만 시사·교양 분야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다. 프로그램별로 근로자성 판단이 달라졌다는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서부지청은 리서처와 취재작가(막내작가) 24명 중 23명의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메인·서브작가는 51명을 조사해 10명을 근로자로 판단했다. 리서처·취재작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메인·서브작가는 프로그램에 따라 지휘·감독 양태가 달라지고, 일부 프로그램 경우에만 계약서상 명시된 업무내용(원고집필)과 무관한 업무를 사용자가 정했다고 봤다.

뉴스인지 시사교양인지 맡은 프로그램에 따라 근로자성 여부도 달라졌다. 서울서부지청은 뉴스 작가는 “기자에게 최종 아이템 선정 및 집필 내용 수정 등 최종 결정권이 있고 원고 내용이 정형화돼 있어 작가가 원고작성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재량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직원들과 유기적 결합도가 높아 작가 업무만 구분해 위탁하기 곤란”하다고 봤다. 그런데 시사·교양에 대해서는 “원고집필 내용은 작가가 자료조사, 현장방문, 출연자 인터뷰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하고 전문성과 창작성을 요구하고 있어 재량이 많다”며 “제작주기가 길고 녹화방송으로 방영돼 상대적으로 정직원들과 유기적 결합도가 낮다”고 판단했다.

노동계에서는 이러한 판단이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나 시사교양이나 최종 결정권은 담당 피디·기자에게 있기 때문에 업무수행 전반적 과정에서 상시적인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근로실질’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한별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팀장이 참여하는 회의를 거쳐 아이템이 결정되는 구조인데 제작주기가 길다고 해서 재량권이 높아질 수 없고, 녹화방송도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근무하기 때문에 유기적 결합도가 낮다고 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녹화방송이고 제작주기가 긴 프로그램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정하고 있다고 봤지만 방송사에 몇 시에 출근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얼마나 상시적으로 지시를 받았는지다”고 비판했다.